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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탐정: 소수의 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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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1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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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를 안 본 상태에서 읽으면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과 주관적인 평가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악의적인 덧글을 달 생각이면 처음부터 읽지 말기를 바랍니다 ※

* 역대급 히어로의 탄생 이다일(최다니엘)은 단언컨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내가 본 드라마 중에서 최고로 마음 아픈 히어로일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다가 가끔 ‘아랑사또전’이 생각났다. 귀신과 인간의 공조라는 것과 남자주인공의 희생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악귀가 여자주인공의 몸을 뺏으려고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사람이 귀신을 돕다가 극 마지막에 장렬히 희생하는 게 일반적이지, 주인공이 1회에 이미 귀신이 되고 귀신이면서도 내내 헌신적으로 사람들을 돕다가 마지막에 장렬히 희생하는 이런 전개는 생각지도 못했다. 1회 마지막에 내가 받은 충격은 지금 생각해도 역대급이었다. 군인이었던 이다일은 병사의 자살사건과 연관된 내부비리를 고발했다가 재판에 지고 난 뒤 민간인이 되고 어쩌다 좋은사람들 탐정 취직한다. 유치원 원생들의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납치된 아이의 아버지인 재력가가 다일의 이력을 확인해 보고 아이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던다. 어린 목격자의 황당한 증언도 무시하지 않는 다일을 눈여겨본 정여울(박은빈)은 자기 동생을 죽게 만든 빨간 원피스 입은 여자를 찾아달라며 좋은사람들 탐정 취직 이력서를 낸다. 다일이 군에서 겪은 병사 자살사건, 다일 어머니의 자살사건, 여울의 동생 이랑의 자살사건, 그리고 유치원 아이들의 납치사건까지 이 모든 사건에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이지아)가 연관되어 있다.

* 소수의 좋은 사람들만 있다면 한소장(김원해)이 만든 좋은사람들 탐정 이름은 ‘어 퓨 굿맨’이다. 한소장과 이다일 두 사람으로 시작한 어 퓨 굿맨은 형사 박정대(이재균), 무당 출신 부검의 길채원(이주영), 변호사 백다혜(박주희), 프리랜서 기자 강은총(유수빈), 여행사 대표 이경우(박호산)까지 나름 각계각층이 모인 제대로 된 팀이 된다. 딱 한사람 때문에 누군가는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옆에 있어주고 한 사람이 따뜻한 말을 건네고 한 사람이 그러지 말라고 말해준다면. 그렇다면 이런 좋은 사람들이 여럿이 모이면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고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님 마음속에 들어가 본 것은 아니지만 이런 마음으로 쓰신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드라마의 빌런 선우혜(이지아)도 자기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딱 한사람이 없어서 마음에 악이 자라나 악마가 된 거다. 다일은 심지어 선우혜의 마음까지도 이해하고 위로하려고 했고 나에게는 그 점이 정말 감동이었다. 선우혜는 없어졌지만 세상에는 또 다른 선우혜가 계속 나올 것이고 소수의 좋은 사람들이라도 있다면 희망은 있지 않을까. 우리가 갖가지 절망적인 뉴스에 마음이 딱딱해졌다가 가끔 한 번씩 만나는 따뜻한 뉴스에 ‘저런 사람이 있어서 아직 세상이 망하지 않나보다’라고 말하는 바로 그런 거 말이다. * 남은 이야기들 한지완 작가님의 넷플릭스 드라마 ‘썸바디’를 기다리면서 전작 ‘오늘의 탐정’을 다시보기 했다. 현생에 치여서 11월에 공개한 썸바디는 아직 시작도 못했고 어느새 방학. 이제 썸바디를 시작하기에 앞서 짧게나마 오늘의 탐정에 대해 감상을 남기는 게 도리일 것 같아 쓴다. 이 이후 박은빈은 ‘연모’와 ‘우영우’로 세계적 스타가 됐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최다니엘이 연기한 이다일만 보인다. 이렇게 멋있는 귀신은 또 다시 없을 것. ^^ 이다일도 더 보고 싶고, 어 퓨 굿맨 팀의 활약도 보고 싶은데 오늘의 탐정 시즌2를 볼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다. 원래 예정에 없던 걸까. 시청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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